“북한과 미국, 야구로 하나 되길”
“야구라는 스포츠가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청소년들이, 야구단 선수가 되어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 오기까지 꼬박 6년이 걸렸습니다.” 탈북민 자녀들로 구성된 청소년 야구단 ‘챌린저스’(Challengers)가 미국을 방문했다. 19일 맨해튼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찾은 12명의 야구단 선수들은 모두 기대감에 찬 눈빛을 보였다. 5년 전 탈북했다는 야구단 박하늘(가명) 선수는 “메이저리그베이스볼(MLB) 직관이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는데, 그 꿈을 이루게 돼 감격스럽다”며 “북한에서는 야구라는 스포츠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이제는 MLB를 보며 영어 공부를 한다”고 전했다. 야구의 ‘야’자도 몰랐다던 이들은 어쩌다 야구단이 됐을까. 목숨 걸고 북한에서 남한으로 넘어왔지만, 탈북 청소년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경제적인 어려움도 있었지만 가장 견디기 힘든 부분은 학교 친구들의 냉정한 시선이었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청소년들은 야구를 선택했다. 야구를 하며 친구도 사귀고, 한국 사회에 점차 적응해 나갔다. 탈북 청소년의 한국 정착을 돕기 위해 2018년 ‘챌린저스’를 설립한 새한반도야구회 김현 이사는 “야구단 설립 초기부터 미국 방문을 계획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는 낯선 스포츠인 야구를 통해, 북한이탈주민 청소년과 사회인들이 국제사회, 특히 미국과 보다 긴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야구단을 설립했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는 이번 방미를 통해 북한을 미국 사회에 알리고, 미국에 대한 북한인들의 인식 개선을 꿈꾼다고 밝혔다. 북한에서는 “미국은 적대국”이라며 세뇌 교육을 하고 미국의 스포츠인 야구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방미 소식을 북한인들이 알게 되어 인식 개선이 이뤄졌으면 한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는 “탈북 청소년들이 미국에서 야구 경기를 하고 미국 시민들이 이를 반기는 모습은 강력한 메시지를 북한에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탈북 청소년 야구단과 미국 시민들 간의 지속적인 교류가 가능하도록 많은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19일 뉴욕 양키스 경기를 관람하고 나면 야구단 선수들은 워싱턴DC로 이동해 미국 프로야구 유스팀과 친선 경기를 펼치고, 그레이스 멩 연방하원의원의 초청을 받아 백악관과 연방의회를 방문할 예정이다. 글·사진=윤지혜 기자 yoon.jihye@koreadailyny.com북한 미국 야구단 선수들 청소년 야구단 야구단 설립